[MARKET OPINION]    '망나니에게  목을  맡긴 증시, 뭘 생각해야 되나 


혼자만이 아닌 세상
현재 글로벌 세상은 사람으로 치면 미국이 오른팔, 유럽이 왼팔, 아시아가 오른다리, 러시아,남미가 왼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20년 전에는 ‘팔’이 하는 일을 ‘다리’가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었으나 지금은 팔과 다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하나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 글로벌이라는 사람은 왼팔이 썩어가고 있고 왼팔의 피가 오른팔로 이동하고 있다. 그리고 왼다리는 힘이 빠져 있고 오른다리는 혼자서 무거운 몸을 지탱하기 힘겨워하고 있다. 문제는 자본에 관한 한 전세계가 하나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무역수지나 경제성장 속도, 실업률, GDP성장률 등 실물경제에 대한 것은 각 나라와 지역마다 시차가 존재할지 모르지만 자본의 흐름은 시차를 두지 않고 같은 시점에 동시에 반영되고 있다는 데서 국내증시 또한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전혀 자유로울 수 없다.

통화의 리더는 하나
2차 세계 대전 이후 달러가 세계의 기축통화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2000년대 유로 통화 단일화 이후 유로화의 강세와 세계자본 흐름은 유로화로 집중되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되었다. 즉 달러의 약세가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었고 급기야 달러 발행이 어려워지는 상황까지 직면하게 되었다.

미국이 전세계 패권을 유지하고 달러가 기축통화로서 본연의 역할을 하려면 달러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2000년대는 달러 수요 대신 유로화의 수요가 더 많았다. 따라서 미국은 효율적인 통화정책을 펼 수 없었다. 결국은 한 몸에 두 종류의 피가 흐를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특히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2차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시켰고 전세계 중앙은행도 앞서 여기에 동참하게 되었다. 즉 엄청난 부채를 발행했다는 것이다. 몇 년이 지난 이후 부채를 끌어들여 경기 부양을 위한 목적으로 자금을 투입했으나 제조업 기반에 튼튼한 경제체질을 가지지 못한 그리스, 스페인과 같은 남유럽 지역 국가들이 심각한 재정적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1라운드 달러의 완승
 ‘누때(유로존)’가 흩어지는 순간에 와 있다. 17개국이 모여 세계 최대 단일 통화로 된지 10여(1999.1월 출범) 년이 지난 현재 유로화는 짙은 먹구름으로 덥혀져 있다. 미국이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누때’ 중에 가장 약한 그리스가 무리에서 이탈하게 되면서 인접국가인 스페인, 이탈리아까지 넘어지고 있다.

그리스야 EU에서 이탈 되는 것이 기정 사실화되어 있지만 스페인마저 디폴트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상당히 복잡한 조합으로 흘러가게 된다.

하지만 ‘누때’의 혼란 속에 ‘사자’인 미국은 주가를 제외하고는 오히려 야릇한 미소를 지을 수도 있다. 이유는 1분기 스페인에서만 자본유출규모가 140조에 달했고 이들 자산이 미국 국채 등에 몰리게 되면서 달러강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즉 달러의 수요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리스를 재물로 끝낼 것인가?
그리스를 재물로 달러화가 강세 체제로 돌아섰다. 사실상 미국은 세계 경제 침체의 선제적 방어와 회복이라는 명분하에 EQ3(3차 양적완화)를 집행할 충분한 명분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미국은 아직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다. 반대로 언론 등을 통해 추가 양적완화를 빨리 단행해야 된다는 의견이 수렴되고 있다. 

그리스로 끝낼 것인가? 그러면 달러의 강세 현상이 지속될 수 있고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다시 회기 될 수 있을까? 아니면 PIIGS(포르투갈.이탈리라.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를 모두 희생하게 되고 그리고 유로화가 붕괴된다면 어떨까? 그렇게 된다면 달러화는 명실상부한 전세계 기축 통화로서 자리잡게 될 것이고 엄청난 수요에 힘입어 미국은 지속적으로 달러를 발행해 패권국으로 입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분명한 것은 둘 중에 누군가 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미국이 넘어질 확률보다는 유로존의 붕괴가 더 논리적이다. 유로존은 붕괴는 아니더라도 향후 10년래에 회복되지 못할 심각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때에 따라 주식시장의 충격 클 수도
달러와 유로화의 기 싸움에 글로벌 자산이 유럽-미국으로 주식-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국내 증시에서도 5월 한달 동안 3조9천억원이 빠져나갔고 이중 유럽계 자금이 3조1천억원으로 80%에 달했다.

만약 스페인의 자금 유출 문제가 조기에 해결되지 않고 유로존 내 각국의 몸사리기 속에 공조가 진행되지 않는 다면 유로존의 해체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러한 논리적 이유는 스페인이 세계 7대 경제국이라는 점에서 그리스와 경제규모가 다르고 만약 급격한 자본 인출로 급작스런 디폴트 상황이 연출된다면 글로벌 충격은 1급 허리케인으로 바뀔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발생 된다면 전세계 각국의 주가는 큰 충격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금융시장의 문제 실물경제로 번지나
그리스, 스페인과 같은 국가의 금융문제를 떠나 더욱 심각한 것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경기둔화라는 시그널을 알리고 있고 이에 중국의 제조업 경기지표가 매우 좋지 않게 나타나고 있어 글로벌 경기둔화라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만약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실물경제지표가 급격히 악화된다면 주가는 한 단계 더 하락할 수 있는 충분한 명분을 지니게 된다. 때마침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미 증시가 고용지표 악화 영향으로 Dow (-)274P, Nasdaq (-)79p 급락했다.

이번 미증시 하락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될 부분은 금융-실물로 전이되고 있다는 데서 심각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실물경제 악화가 진행된다면 주가는 이를 선 반영 역실적 장세로 진입하게 된다. 그러면 주가는 한 단계 더 하락하는 최악을 맞이할 가능성도 매우 높은 시점이다.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대응 필요
통상 주가의 바닥국면에서는 강하고 빠른 반등이 일어나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낙폭과대 가격모멘텀 종목이 제일 먼저 움직이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최근 주가의 움직임은 예상과 달리 낙폭과대 가격모멘텀이 형성된 화학,철강,정유,건설업종의 주가가 반등 보다는 쉽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아직 저점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주 미국 시장의 급락으로 국내 증시는 1780p, 지난 저점을 지지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 분명한 것은 현재 증시가 급반전으로 전환할 모멘텀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세계적인 약세 흐름과 이로 인한 외국인의 매도 지속으로 국내 주식 시장 또한 약세를 면치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시점이다.

현 시점은 국내 상황만으로 주가가 상승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따라서 국내 증시는 ‘망나니’에게 목을 내놓은 죄수와 같은 형국이다. 글로벌 시장의 움직임 여하에 따라 단 숨에 지지선을 깨고 곤두박질 칠 수도 있는 상태에 놓여 있다.

만약 3~5년 정도 길게 보고 투자하는 가치투자가가 아니라면 현 시점에서 적극적 매수 대응은 다소 소모전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레버리지를 사용한 투자는 더욱 조심스럽다. 레버리지를 사용한다면 종목을 집중하고 분할해서 접근 하는 전략이 필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잔인한 4월을 지나 죽음의 5월을 넘어선 증시가 6월의 모진 태양 앞에 서 있다. 방향이 어느 시점에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하나 확실 한 것은 뭔가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다. 투자에서 때로는 이익에 앞서 지켜내는 지혜도 필요하다. 지금이 아마도 그러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